이재용 회장과 삼성그룹: 연결 관계, 미래 전략 및 핵심 과제 심층 분석
서론
삼성그룹은 대한민국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며 글로벌 기술 산업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기업 집단이다. 그룹의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선대 회장들의 유산을 계승하며 격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 속에서 삼성을 이끌고 있다. 이건희 선대 회장의 타계 이후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가 개막했지만, 그의 리더십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불거진 복잡한 법적·사회적 논란과 맞물려 끊임없이 평가받고 있다.
본 보고서는 이재용 회장을 중심으로 삼성그룹 및 관련 주요 인물, 기업, 기관, 단체 간의 복잡하게 얽힌 상호 연결 관계를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1) 주요 계열사와의 지배구조 및 재무적 상호 의존성, (2) 그룹 내 핵심 인물 및 조직과의 관계 변화, (3) 국내외 주요 기업과의 경쟁 및 협력 구도, (4) 정치·규제 환경과의 상호작용, (5) 시민단체, 노조, 투자자 등 외부 이해관계자와의 관계 및 주요 쟁점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나아가, 이러한 분석 결과를 종합하여 명시적·암묵적 연결 관계와 패턴을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재용 회장과 삼성그룹의 향후 전략 방향성, 잠재적 기회와 리스크, 그리고 새롭게 부상하는 핵심 과제를 전망하고자 한다.
I. 이재용 회장과 주요 삼성 계열사: 지배구조, 승계, 그리고 상호 의존성
가. 지배구조와 소유 현황: '이재용 → 삼성물산 → 삼성생명 → 삼성전자'의 고리
현재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이재용 회장 및 총수 일가가 최상단에 위치하고,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형태를 띤다. 이는 과거 복잡했던 순환출자 구조를 상당 부분 해소한 결과이지만, 여전히 금융 계열사인 삼성생명이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의 주요 주주로 남아 있어 '금산분리' 원칙과 관련된 잠재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
구체적인 지분 관계(2024년~2025년 초 기준 최신 데이터 종합)는 다음과 같다:
- 이재용 회장: 삼성물산 지분 약 19.93% , 삼성생명 지분 10.44% , 삼성전자 지분 1.65% 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상속 과정을 통해 삼성생명 지분을 대거 확보하며 금융 계열사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했다.
- 삼성물산: 이재용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약 36.33%의 지분을 보유한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한다. 삼성생명 지분 약 19.3% 와 삼성전자 지분 5.01% 를 보유하고 있다.
- 삼성생명: 삼성물산이 최대주주(19.3%)이며, 이재용 회장이 2대 주주(10.44%)이다. 삼성전자 지분 8.5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 삼성전자: 삼성생명(8.51%)과 삼성물산(5.01%)이 주요 주주이며, 삼성화재(1.49%) 지분까지 합하면 삼성 금융 계열사가 약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총 지분율은 약 20.16% 수준이다.
표 1: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 주요 주주 지분율 (2024-2025년 초 기준)
| 주주 | 보유 회사 | 지분율 (%) | 비고 (데이터 출처 및 시점) |
| 이재용 | 삼성물산 | 19.93 | (2021.04 상속 후) |
| 이재용 | 삼성생명 | 10.44 | (2024.05 기준) |
| 이재용 | 삼성전자 | 1.65 | (2021.04 상속 후) |
| 이재용 등 특수관계인 | 삼성물산 | 36.33 | (2025.03 기준) |
| 이재용 등 특수관계인 | 삼성전자 | 20.16 | (2025.04 기준) |
| 삼성물산 | 삼성생명 | 19.34 | |
| 삼성물산 | 삼성전자 | 5.01 | |
| 삼성생명 | 삼성전자 | 8.51 | |
| 삼성화재 | 삼성전자 | 1.49 |
이러한 지배구조는 이재용 회장이 비교적 적은 개인 지분(특히 삼성전자 직접 지분)으로 그룹 전체, 특히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기반이 된다. 삼성물산의 최대주주 지위를 통해 삼성생명을, 그리고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구조적 특징을 명확히 보여준다.
나. 경영권 승계 과정: 합병, 회계 논란, 그리고 법적 공방
이재용 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은 순탄치 않았으며, 여러 논란과 법적 공방을 야기했다. 특히 2015년 단행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승계 작업의 핵심적인 사건으로 평가받으며, 이후 오랜 기간 법적·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다.
합병의 주요 배경 및 목적은 이재용 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에 있었다. 당시 이 회장은 제일모직의 최대주주였으나,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물산 지분은 거의 없었다. 반면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었다. 따라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함으로써, 이 회장은 합병 법인(통합 삼성물산)의 최대주주가 되어 그룹 전체, 특히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고자 했다.
그러나 합병 과정에서 여러 불법·편법 의혹이 제기되었다.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다:
- 불공정한 합병 비율: 합병 비율(제일모직 1 : 삼성물산 0.35)이 이재용 회장에게 유리하게 산정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당시 제일모직 주가는 고평가되고 삼성물산 주가는 의도적으로 저평가되었다는 의혹이 있었다. 외부 자문기관들도 합병 비율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며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제일모직의 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의 회계 처리를 조작했다는 의혹이다. 2015년 삼바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 기준을 변경하며 대규모 평가 이익(약 4.5조원)을 인식했는데 , 이것이 합병 비율 산정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이재용 회장의 승계 작업을 위한 고의적 분식회계로 보았다.
- 국민연금의 의사결정 과정: 합병 당시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이 불리한 합병 비율에도 불구하고 찬성표를 던진 배경에 대한 의혹이다. 국민연금 내부 검토 결과 합병 시 손실이 예상되었음에도 , 외부 압력(청와대 등)에 의해 찬성 결정을 내렸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 결정으로 국민연금은 수천억 원대의 손실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 시세 조종 및 부정 거래: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하고,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등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도 제기되었다.
이러한 의혹들은 두 갈래의 주요 법적 다툼으로 이어졌다. 첫째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으로, 이재용 회장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 측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뇌물을 공여했다는 혐의다. 대법원은 승계 작업의 존재와 '묵시적 청탁'을 인정하며 뇌물 공여 혐의 일부를 유죄로 판단했고 , 파기환송심에서 이 회장은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후 가석방되었다.
둘째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자체의 위법성을 다투는 재판으로,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 시세조종), 외부감사법 위반(회계부정), 업무상 배임 등 19개 혐의로 기소되었다. 검찰은 합병이 오직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만을 위한 불법적 과정이었다고 주장했으나 , 1심과 2심 재판부는 합병의 목적이 승계 외에도 경영상 판단이 포함되어 있고, 합병 비율 산정이나 회계 처리 과정에서 위법 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상고하여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이재용 회장의 경영권 승계는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경영적 측면과 함께, 합병 및 회계 처리의 적법성, 정경유착 등 복잡한 법적·윤리적 문제를 동시에 안고 진행되었다. 국정농단 사건 유죄 판결과 합병 자체에 대한 무죄 판결은 표면적으로 모순되어 보일 수 있으나, 이는 각 재판의 쟁점과 입증 책임의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로 해석된다. 국정농단 사건은 '대가성'에 초점을 맞춘 반면, 합병 재판은 합병 과정 자체의 '불법성' 입증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이 국정농단 사건에서 승계 작업의 존재와 부정한 청탁을 인정한 점 , 그리고 합병 재판 1, 2심의 무죄 판단 사이에는 여전히 법리적 긴장 관계가 존재하며,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되는 이유다.
다. 전략적·재무적 상호 의존성 및 리스크: '삼성생명법'의 파장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사업 전략과 재무 구조 측면에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특히 삼성전자의 실적은 그룹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삼성전자는 그룹 매출과 이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동력이며,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등 다른 전자 계열사들은 삼성전자와의 부품 공급 및 기술 협력을 통해 성장해왔다.
이러한 상호 의존성은 지배구조와 맞물려 독특한 리스크 요인을 안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 논의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 가치를 '취득원가' 기준으로 총자산의 3%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1980년대 낮은 가격에 삼성전자 주식을 취득했기 때문에 , 현재 보유 지분(8.51%)의 시장 가치가 총자산의 3%를 훨씬 넘어서지만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국회에서 꾸준히 발의되고 있는 보험업법 개정안은 이 평가 기준을 '시장가격'으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만약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의 상당 부분(약 20조~27조원 규모 추산)을 강제로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는 다음과 같은 연쇄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 지배구조의 급격한 변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이재용 → 삼성물산 → 삼성생명 →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핵심 고리다. 지분 매각은 이 고리를 약화시켜 이재용 회장의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 대규모 주식 매각 부담: 수십조 원에 달하는 삼성전자 주식을 단기간에 매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매수자를 찾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 대규모 물량 출회는 삼성전자 주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 부상: 삼성생명법 통과 가능성에 대비해 삼성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가능한 시나리오로는 △삼성물산을 투자 부문과 사업 부문으로 인적 분할하는 방안 ,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 분할하는 방안 , △삼성물산 중심의 완전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각 시나리오 모두 막대한 비용과 또 다른 규제 리스크를 수반한다.
- 금융 계열사 리스크: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보유는 주가 변동에 따라 지급여력비율(K-ICS)이 크게 변동하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 주가 하락으로 삼성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 시에도 금융 계열사의 지분율이 규제 상한선(10%)을 넘어서는 문제가 발생하여,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주식을 일부 매각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처럼 삼성생명법 리스크는 단순한 법 개정 이슈를 넘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재무 안정성, 나아가 이재용 회장의 경영권 자체를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변수다. 비록 과거 여러 차례 법안 통과가 무산되었지만 , 22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재발의되는 등 논의가 지속되고 있어 삼성으로서는 잠재적 위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이재용 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라는 목표와 금산분리 원칙 강화라는 사회적·법적 요구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은 이 균형점을 이 회장에게 유리하게 옮기려는 시도였으나, 그 과정에서 발생한 법적 논란과 사회적 비판은 오히려 지배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결과를 낳았다. 향후 삼성생명법 논의의 향방과 대법원의 합병 관련 최종 판결은 이재용 시대 삼성의 지배구조를 결정짓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II. 내부 동역학: 핵심 인물 및 조직 구조의 변화
가. 이재용 회장의 리더십 스타일: 실용과 소통, 그리고 '뉴 삼성'
이재용 회장의 리더십은 선대 이건희 회장의 카리스마 넘치는 '황제 경영'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그는 실용주의를 중시하며, 현장 소통과 겸손한 자세를 강조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왔다. 임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고 , 외부 인사의 의견을 경청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시대 변화에 맞춰 보다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 문화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그는 '기술 중시'와 '미래 준비'를 지속적으로 강조하며, '세상에 없는 기술'을 통한 혁신과 도전을 주문하고 있다. AI, 바이오, 차세대 통신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를 약속하며 , '뉴 삼성' 비전을 제시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리더십은 장기간에 걸친 사법 리스크로 인해 온전히 발휘되기 어려웠다는 평가도 공존한다. 국정농단 사건 연루 및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재판 등으로 인해 구속과 석방을 반복하며 경영 일선에서 불가피하게 공백기를 가졌고 , 이는 삼성의 중요한 의사결정 지연 및 전략적 방향성 부재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일부에서는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하여 법적 책임을 지는 '책임 경영'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이재용 회장의 리더십은 실용과 소통을 중시하는 '소프트'한 측면과 기술 혁신 및 미래 투자를 강조하는 '강한' 측면이 공존한다. 하지만 오랜 사법 리스크는 그의 리더십 발휘에 제약을 가했으며, '뉴 삼성'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고 강력한 추진력을 보여주는 데는 아직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합병 관련 2심 무죄 판결로 사법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된 만큼 , 향후 그가 어떤 리더십을 보여주며 삼성을 이끌어갈지 주목된다.
나. 핵심 내부 인물: 기술, 재무, 전략의 삼각편대
이재용 회장의 경영 활동은 소수의 핵심 측근 및 전문 경영인들의 보좌를 통해 이루어진다. 특히 기술, 재무, 전략 분야의 핵심 인물들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김기남 (전 DS부문 부회장/현 고문): 세계적인 반도체 기술 전문가로, 삼성전자 DS(Device Solutions) 부문장을 역임하며 메모리 및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총괄했다. D램 개발부터 파운드리 사업 초기까지 삼성 반도체 기술 발전에 핵심적인 기여를 했으며 , 기술 중심의 리더십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재용 회장과의 관계는 기술 전략 논의 등에서 긴밀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 현재는 고문으로 물러나 있다. 다만, 그의 재임 기간 동안 하위 조직의 자율성 감소 및 의사결정 지연 등의 비판도 제기되었다.
- 정현호 (사업지원TF장 부회장): 이재용 회장의 최측근이자 그룹 2인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연세대 경영학과 및 하버드 MBA 출신으로 , 이 회장과는 하버드 유학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무통으로 삼성전자 IR 그룹장, 미래전략실 인사팀장 등 핵심 보직을 거쳤으며 , 2017년 미전실 해체 후 사업지원TF장으로 복귀해 현재까지 이재용 회장을 보좌하고 있다. 사업지원TF를 통해 전자 계열사의 전략, 인사, 미래사업 발굴 등에 깊이 관여하고 있으며 , 이 회장의 경영 공백기에 그룹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와 함께 , 과도한 권한 집중 및 기술 트렌드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삼성전자 위기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도 동시에 받고 있다.
- 고동진 (전 IM부문 사장/현 국회의원): 갤럭시 스마트폰 신화를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평사원으로 입사해 사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 현장 중심의 소통 리더십을 강조했다. 갤럭시 노트7 단종 사태 당시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으며 , 이후 폴더블폰 출시 등을 주도하며 삼성 모바일 사업을 이끌었다. 현재는 삼성전자 고문직을 거쳐 정계에 입문하여 국회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들 외에도 각 사업부문장 및 주요 계열사 CEO들이 이재용 회장의 경영 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최근 반도체 위기 극복을 위해 DS부문장에 전영현 부회장을 임명하는 등 ,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인적 쇄신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의 리더십은 특정 인물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기보다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조율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현호 부회장으로 대표되는 사업지원TF의 막강한 영향력은 그룹 내 권력 집중 및 의사결정 왜곡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으며 , 이는 이재용 회장이 풀어야 할 또 다른 과제이기도 하다.
다. 조직 구조의 변화: 미래전략실 해체와 사업지원TF 체제
삼성그룹의 조직 구조는 2017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큰 변화를 겪었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미전실)이 해체된 것이 가장 큰 변화다. 미전실은 과거 그룹 전반의 전략 수립, 인사, 감사, 대관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으나, 정경유착의 통로로 지목되면서 해체 압박을 받았다.
미전실 해체 이후 삼성은 전자, 금융, 물산 등 주요 사업 부문별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는 체제로 전환했다. 이 중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 정현호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 사업지원TF다. 사업지원TF는 삼성전자 및 전자 계열사들의 사업 전략, 인사, 인수합병(M&A),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에 깊숙이 관여하며 사실상 '작은 미전실' 또는 '미니 컨트롤타워'로 불린다.
그러나 사업지원TF 체제는 미전실 해체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대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 여러 한계와 비판에 직면해 있다. 첫째, 과거 미전실에 비해 기능과 권한이 축소되었고 ,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장기적인 비전 제시나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둘째, 전자 계열사에 국한된 역할로 인해 금융, 중공업 등 다른 부문과의 조율 기능이 약화되었다는 평가다. 셋째, 정현호 부회장 개인에게 권한이 집중되면서 의사결정의 병목 현상이나 왜곡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재무 중심의 인사 구성으로 인해 기술 트렌드를 놓치거나 단기 성과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 내부에 컨트롤타워 부활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 신설된 '미래사업기획단' 등 새로운 조직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사업지원TF가 향후 공식적인 그룹 컨트롤타워로 격상될지,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조직이 등장할지는 미지수지만,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사업 영역이 복잡해짐에 따라 그룹 차원의 전략적 방향 설정과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을 위한 구심점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편, 이재용 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 과정에서 법원의 권고로 설립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는 그룹의 준법 경영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한 외부 독립 기구로서 활동하고 있다. 준감위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7개 주요 관계사의 준법 의무 이행 여부를 감시하고, 최고경영진의 준법 위반 리스크를 평가하며, 이사회에 의견을 제시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찬희 전 대한변협 회장이 2기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 법조계, 학계, 시민사회 등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준감위 활동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이재용 회장의 대국민 사과 및 4세 승계 포기 선언을 이끌어내고 , 관계사 준법 시스템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꾸준히 제기된다. 법원은 이재용 회장 재판에서 준감위 활동이 실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으며 , 강제력이 부족하여 '옥상옥' 구조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다. 시민사회나 노조 측에서는 준감위가 총수 사법 리스크를 희석시키기 위한 방패막이에 불과하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준감위 스스로도 활동 보고서를 발간하며 성과를 알리고 있지만, 외부의 객관적인 평가 보고서는 제한적이다. 향후 준감위가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준법 경영 문화 정착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독립성과 실효성을 더욱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III. 경쟁 환경: 격화되는 기술 패권 경쟁과 합종연횡
삼성은 글로벌 기술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과 동시에 다양한 협력 관계를 맺으며 복잡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AI, 차세대 디바이스 분야에서 주요 기업들과의 상호작용은 삼성의 미래 전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 반도체 전쟁: 파운드리, HBM, 그리고 GAA 기술 경쟁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이지만, 최근 몇 년간 경쟁 심화와 기술적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
- 파운드리 (Foundry): 삼성은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선언했지만 ,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압도적인 1위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TSMC의 시장 점유율은 60%를 상회하는 반면 , 삼성전자는 10%대 초중반에 머물러 있으며 최근에는 한 자릿수까지 하락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특히 3나노 GAA(Gate-All-Around) 공정 도입 초기 수율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며 주요 고객사 확보에 난항을 겪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은 GAA 기술을 세계 최초로 3나노에 도입하며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려 했으나 , 수율 안정화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TSMC의 안정적인 핀펫(FinFET) 공정에 고객을 빼앗기는 결과를 낳았다. 최근 수율 개선 소식이 들리고 있지만 , TSMC와의 격차를 극복하고 애플, 엔비디아 등 대형 고객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2나노 공정의 성공적인 양산과 안정적인 수율 확보가 필수적이다. 인텔의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 선언도 경쟁 구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한편, 테슬라는 차세대 자율주행 칩(FSD) 생산 일부를 삼성에서 TSMC로 이전한 것으로 알려져 , 고객사 이탈 방지 및 신규 고객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 HBM (고대역폭 메모리): AI 시대의 핵심 메모리로 부상한 HBM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준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인 엔비디아에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며 시장 점유율 50~70%를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초기 대응이 늦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 엔비디아의 HBM3E 품질 검증(퀄 테스트) 통과에 어려움을 겪는 등 후발주자로서의 한계를 드러냈다. 그러나 삼성은 HBM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 HBM3E 12단 제품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특히 2025~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HBM4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삼성은 하이브리드 본딩, 1c D램 공정 등 첨단 기술을 HBM4에 적용하여 기술 격차를 단숨에 뛰어넘겠다는 전략이지만 , 표준 경쟁 및 엔비디아 등 핵심 고객사 확보 경쟁에서 SK하이닉스의 아성을 넘어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 GAA (Gate-All-Around):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에 세계 최초로 도입한 GAA 트랜지스터 구조는 기존 핀펫 구조의 한계를 극복할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다. 전류 흐름을 보다 정밀하게 제어하여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 삼성은 GAA 기술 선점을 통해 TSMC와의 기술 격차를 벌리고 파운드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려 했으나, 초기 수율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2나노 공정에서도 GAA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며 , 2나노 수율 안정화 및 성능 입증이 향후 파운드리 경쟁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삼성의 반도체 전략은 현재의 시장 열세를 기술적 도약(GAA, HBM4 등)을 통해 만회하려는 고위험 고수익 접근법으로 요약될 수 있다. 과거 3나노 GAA 수율 문제 등에서 보듯 실행력 부족은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엔비디아와 같은 핵심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고 대규모 수주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술 잠재력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양산 능력을 입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 AI 영토 확장: 파트너십, 경쟁, 그리고 자체 역량 강화
인공지능(AI)은 삼성의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은 AI 분야에서 경쟁과 협력을 병행하며 다각적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 핵심 파트너십: 구글과의 협력이 가장 두드러진다. 갤럭시 스마트폰에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탑재하여 '갤럭시 AI' 기능을 구현했으며 , 이를 위해 구글이 삼성에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XR 분야에서도 운영체제(Android XR)를 공동 개발하는 등 협력을 심화하고 있으며 , 구글의 AI 칩(TPU)에 삼성 HBM이 공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는 삼성닷컴 홈페이지 및 리테일 매장에 MS 생성형 AI 기반 챗봇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협력하고 있으며 , 아마존웹서비스(AWS)와는 AI 기반 네트워크 자동화 솔루션 개발을 위해 협력 중이다. 최근 이재용 회장이 오픈AI의 샘 알트만 CEO와 회동하면서 , 오픈AI와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 주요 경쟁 구도: 스마트폰 AI 기능에서는 애플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양사 모두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강화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으나, 핵심 기술 측면에서는 빅테크 기업(구글, MS, 오픈AI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자체적인 AI 역량 강화가 과제로 남아있다. AI 반도체 분야에서도 엔비디아, 인텔, 그리고 자체 칩 개발에 나선 애플 등과 경쟁하고 있다.
- 자체 개발 노력: 삼성은 파트너십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인 AI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추론용 AI 칩 '마하-1(Mach-1)'을 개발 중이며 , 미국 실리콘밸리에 AGI(범용인공지능) 연구 조직 'AGI 컴퓨팅 랩'을 신설하는 등 선행 연구에도 투자하고 있다. 또한 '갤럭시 AI', '비스포크 AI' 등 자사 제품 및 서비스 전반에 AI를 통합 적용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AI는 반도체, 바이오와 함께 삼성이 선정한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막대한 R&D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삼성의 AI 전략은 핵심 모델 및 OS 통합을 위해 파트너(특히 구글)를 적극 활용하면서도, 기기 기능 측면에서는 경쟁사(애플)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동시에 자체 AI 칩 개발을 통해 장기적인 기술 자립과 부가가치 확보를 추구하는 다면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는 안드로이드 생태계 내에서 파트너십의 이점을 누리면서도, 핵심 하드웨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종속성을 완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다. 차세대 디바이스: 스마트폰 시장 변화와 XR 진출
삼성은 주력인 스마트폰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는 XR(확장현실) 시장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 스마트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의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 특히 고가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AI 기능 탑재가 새로운 경쟁의 축으로 부상했다. 삼성은 '갤럭시 AI'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 애플 역시 AI 기능을 강화하며 추격하고 있다. 삼성은 폴더블폰 시장에서 선두 주자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지만 , 애플의 폴더블폰 시장 진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새로운 경쟁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 중국 시장에서는 현지 업체들의 추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 안드로이드 OS에 대한 의존성은 구글과의 관계 설정에 있어 잠재적인 마찰 요인이 될 수 있다.
- XR (확장현실): 삼성은 XR 시장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보고 구글, 퀄컴과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이 3각 동맹은 삼성의 하드웨어 제조 역량, 구글의 운영체제(Android XR) 및 소프트웨어 플랫폼, 퀄컴의 XR 전용 칩셋(Snapdragon XR2+ Gen 2)을 결합하여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코드명 '프로젝트 무한(Project Moohan)'으로 알려진 XR 헤드셋은 2025년 출시될 예정이며 , 이는 애플의 '비전 프로(Vision Pro)'와 메타의 '퀘스트(Quest)' 시리즈와 직접 경쟁하게 될 것이다. 삼성은 과거 '기어 VR' 사업에서 콘텐츠 생태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 이번에는 기기 출시와 함께 풍부한 콘텐츠 및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회장과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간의 지속적인 회동은 메타와의 협력 가능성도 시사한다.
삼성의 XR 전략은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강점인 개방성과 확장성을 활용하여 애플의 폐쇄적인 생태계와 메타의 선점 효과에 대응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과거 기어 VR의 실패 경험을 교훈 삼아, 이번에는 하드웨어 완성도뿐만 아니라 구글-퀄컴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강력한 콘텐츠 및 서비스 생태계를 조기에 구축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다.
라. 전략적 생태계: 핵심 공급망, 경쟁 및 협력 관계, 그리고 M&A 전망
삼성의 경쟁력은 자체 역량뿐만 아니라 외부 파트너와의 관계 설정 및 전략적 M&A를 통해 강화된다.
- ASML (네덜란드):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의 독점 공급사로, 삼성에게는 매우 중요한 파트너다. 삼성은 ASML의 주요 고객이자 초기 투자자로서 지분 관계를 맺어왔으며 , 차세대 EUV 기술 공동 개발을 위해 한국에 1조원 규모의 R&D 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R&D 센터 부지 계획 변경 소식이 있었으나 , 양사 협력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TSMC와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차세대 High-NA EUV 장비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삼성에게는 사활적인 과제다.
- 테슬라 (미국): 자율주행 칩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삼성은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 칩(HW 5.0) 생산을 수주한 바 있다. 그러나 배터리 분야에서는 삼성SDI가 공급사 중 하나이지만 테슬라가 자체 개발 및 타사와의 파트너십을 병행하며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테슬라가 FSD 칩 생산 일부를 TSMC로 이전했다는 소식은 양사 관계의 복잡성을 보여준다.
- 아마존 (미국): 클라우드(AWS) 및 AI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이 모색되고 있다. 삼성은 AWS와 AI 기반 네트워크 자동화 솔루션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 이재용 회장이 앤디 재시 아마존 CEO와 회동하는 등 협력 범위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 애플 (미국): '프레너미(Frenemy)' 관계의 전형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AI, XR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동시에 삼성은 애플에게 OLED 디스플레이, 메모리 반도체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중요한 파트너이기도 하다. 그러나 애플이 부품 공급망 다변화 및 자체 개발(내재화)을 추진하면서 삼성의 부품 공급사로서의 입지는 점차 도전을 받고 있다.
- M&A 전망: 삼성은 100조원이 넘는 막대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대규모 M&A 추진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대형 M&A가 중단되었는데 , 이는 장기간의 사법 리스크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합병 관련 2심 무죄 판결로 법적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됨에 따라, AI, 전장, 로봇, 네트워크 장비(노키아 인수설 )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M&A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AI 및 로봇 분야에서 소규모 인수가 이루어진 점도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한다.
삼성의 생태계 전략은 핵심 공급사(ASML)와의 깊은 공생 관계 구축, 주요 기술 기업(애플, 구글, 메타)과의 복잡한 경쟁 및 협력 관계 관리, 그리고 잠재적인 대규모 M&A를 통한 성장 동력 확보라는 세 축으로 요약될 수 있다. 특히 수년간 M&A 활동이 정체되었던 만큼, 사법 리스크 해소 이후 공격적인 M&A를 통해 경쟁력 강화 및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설 가능성이 주목된다.
표 2: 삼성과 주요 기술 기업 간 경쟁/협력 관계 매트릭스
| 기업 | 분야 | 관계 유형 | 주요 상호작용 (데이터 근거) |
| Apple | 스마트폰/XR | 경쟁 | 시장 점유율 경쟁, AI 기능 경쟁 |
| 부품 (디스플레이, 메모리) | 공급사/고객 (Frenemy) | 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자 핵심 부품 공급 vs 애플의 내재화/다변화 시도 | |
| OS (Android) | 협력 (의존) | 갤럭시 스마트폰/XR 기기 OS 제공 | |
| AI (Gemini) | 협력/고객 | 갤럭시 AI 탑재, TPU용 HBM 공급 가능성 | |
| 스마트폰 (Pixel) | 경쟁 | 제한적 시장 경쟁 | |
| XR | 협력 | Android XR 플랫폼, '프로젝트 무한' 공동 개발 | |
| Meta | XR | 경쟁/협력 | Quest 시리즈와 경쟁 vs XR 기술/플랫폼 협력 가능성 논의 (이재용-저커버그 회동) |
| AI | 잠재적 협력/고객 | 메타의 자체 AI 칩 개발 관련 파운드리 협력 가능성 | |
| Microsoft | AI/Cloud/OS | 협력/경쟁 | MS 생성형 AI 챗봇 도입, 클라우드/OS 연동 가능성 vs OS/디바이스 생태계 경쟁 |
| Amazon | AI/Cloud | 협력/고객 | AWS 기반 네트워크 자동화 솔루션 협력, 클라우드 서비스 고객 |
| TSMC | 파운드리 | 경쟁 | 시장 점유율, 기술(미세공정, 수율) 경쟁 |
| SK Hynix | 메모리 (DRAM, HBM) | 경쟁 | HBM 시장 주도권 경쟁 치열 |
| ASML | 반도체 장비 (EUV) | 협력 (핵심 공급사/고객) | EUV 장비 독점 공급, 공동 R&D 추진 |
| Tesla | 자율주행 칩 | 협력/경쟁 | HW 5.0 생산 협력 vs 일부 물량 TSMC 이전 |
| 배터리 | 공급사/경쟁 | 삼성SDI 배터리 공급 vs 테슬라 자체 개발/타사 협력 | |
| LG | 가전/디스플레이 | 경쟁 | TV, 가전 시장 경쟁 |
| XR | 잠재적 경쟁/협력 | LG전자-메타 협력 vs 삼성-구글 연합 |
IV. 외부 환경 요인: 지정학, 규제, 그리고 이해관계자
삼성그룹의 경영 활동은 단순히 내부 역량이나 시장 경쟁 구도뿐만 아니라, 지정학적 변화, 각국 정부의 규제 정책, 그리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와 압력에 의해 큰 영향을 받는다.
가. 지정학적 역풍: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영향
삼성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한복판에서 복잡한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중국은 삼성의 주요 생산 기지이자 거대 시장이며 , 미국은 핵심 기술 동맹국이자 막대한 보조금을 제공하는 중요한 파트너다.
- 미국 CHIPS Act의 명암: 미국 정부는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위해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을 제정하고, 미국 내 투자 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테일러 및 오스틴 지역에 대한 투자 확대 계획(총 370억 달러 규모)을 발표하고, 최대 47억 4500만 달러의 보조금을 최종 확정받았다. 이는 당초 예비 합의된 64억 달러보다는 축소된 금액인데, 삼성의 투자 계획 조정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보조금은 삼성의 미국 내 첨단 로직 팹, R&D 센터, 패키징 시설 건설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CHIPS Act 보조금 수령 조건에는 향후 10년간 중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 확대를 제한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어 , 삼성의 중국 시안 낸드 플래시 공장 운영 및 투자 전략에 직접적인 제약을 가한다. 또한, 예상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경우 보조금 일부를 반환해야 하는 조건 및 트럼프 행정부 등 차기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 가능성 등 불확실성도 상존한다.
- 중국의 대응과 삼성의 딜레마: 중국 정부는 미국의 견제에 맞서 반도체 자립을 추진하는 한편 , 삼성의 시안 공장이 자국 경제에 미치는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딩쉐샹 부총리 등 중국 고위급 인사의 시안 공장 방문은 이러한 중요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미중 갈등 속에서도 삼성과의 관계를 유지하려는 의지를 나타낸다. 중국은 희토류, 갈륨, 게르마늄 등 반도체 핵심 원자재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어 , 이를 미국의 제재에 대한 잠재적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 이재용 회장은 시진핑 주석과의 회동 등 중국 최고위층과의 네트워크를 유지하며 중국 사업 리스크를 관리하려 노력하고 있다.
결국 삼성은 미국의 보조금과 시장 접근성이라는 '당근'과 중국 투자 제한이라는 '채찍' 사이에서, 중국의 거대 시장과 생산 기지를 포기할 수 없는 딜레마에 처해 있다. 이는 삼성의 글로벌 공급망 전략, 투자 결정, 기술 개발 방향 등 모든 측면에 걸쳐 복잡한 계산과 신중한 균형 감각을 요구하는 지정학적 리스크다.
나. 규제의 파고: 공정위, EU 디지털법, 그리고 금융개혁
삼성은 국내외적으로 강화되는 규제 환경에 직면해 있다.
- 한국 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전통적으로 재벌 그룹의 지배구조, 계열사 간 부당 내부거래, 시장 지배력 남용, 불공정 하도급 거래 등을 감시하고 규제해왔다. 삼성은 과거 공정위 조사 방해 , 부당 지원 행위 , 하도급법 위반 등으로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규제 완화 기조가 감지되기도 하지만 , 공정위의 재벌 감시 기능은 여전히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삼성의 내부거래위원회 운영 등은 이러한 규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 EU 디지털 규제: 유럽연합은 디지털 시장의 공정 경쟁과 사용자 보호를 위해 강력한 규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 한국 금융개혁 (삼성생명법): 보험업법 개정안, 즉 '삼성생명법'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규제 리스크다. 보험사 보유 계열사 주식 평가 기준을 취득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할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 대부분을 매각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그룹 지배력 약화, 대규모 주식 매각 부담, 지배구조 개편 강제 등 삼성에게는 존립 기반을 위협하는 수준의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22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재발의되는 등 정치권의 논의가 지속되고 있어 삼성으로서는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삼성은 국내 공정거래 규제, EU의 강력한 디지털 규제, 그리고 지배구조의 핵심을 겨냥한 금융 규제라는 다층적인 규제 환경에 놓여 있다. 특히 EU의 디지털 규제는 삼성의 글로벌 사업 전략 및 파트너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새로운 컴플라이언스 부담을 안기고 있고, 국내의 삼성생명법 논의는 삼성 지배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를 압박하고 있다. 이 두 가지 규제 흐름은 삼성에게 중대한 전략적 도전을 제기한다.
표 3: 주요 규제 압력 및 삼성의 전략적 대응
| 규제 압력 | 주요 내용 | 삼성에 대한 영향 | 삼성의 대응 (추정 포함) | 데이터 근거 |
| 미국 CHIPS Act (중국 관련 조항) | 첨단 반도체 기술/장비 중국 이전 제한, 중국 내 첨단 공정 투자 제한 | 중국 시안 공장 운영 제약, 글로벌 공급망 재편 압력 | 미국 투자 확대(텍사스), 보조금 확보, 중국과 외교적 관계 유지 시도 | |
| EU DMA (디지털시장법) | 게이트키퍼 기업의 불공정 행위 규제, 자사 우대 금지, 상호운용성 확보 등 | 삼성-구글 등 파트너십 조사 가능성, 서비스 연동 제약 가능성 | 게이트키퍼 지정 회피 성공(브라우저), 파트너십 계약 조건 검토/조정, EU 규제 동향 모니터링 | |
| EU DSA (디지털서비스법) | 온라인 플랫폼의 불법 콘텐츠 관리 책임 강화, 투명성 의무 부과 | 삼성닷컴, 갤럭시 스토어 등 플랫폼 운영 부담 증가 | 콘텐츠 모니터링 시스템 강화, 이용 약관 개정, 투명성 보고서 발간 | |
| EU AI Act (인공지능법) | 위험 기반 AI 규제, 고위험 AI 시스템에 대한 엄격한 의무 부과 | AI 제품/서비스 개발 및 출시에 제약, 컴플라이언스 비용 증가 | AI 시스템 위험 분류 및 관리 체계 구축, AI 윤리 가이드라인 수립, 규제 변화 모니터링 | |
| 한국 공정거래위원회 | 재벌 지배구조, 내부거래, 불공정 행위 등 감시 및 규제 | 계열사 간 거래 제약, 지배구조 개선 압력, 과징금 부과 가능성 | 내부거래위원회 운영,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강화, 법률 리스크 관리 | |
| 한국 보험업법 개정안 (삼성생명법) | 보험사 보유 계열사 주식 평가 기준 변경 (취득원가 → 시가) | 삼성생명/화재의 삼성전자 주식 대량 매각 강제, 그룹 지배구조 근본적 변화 초래 | 법안 통과 저지 노력 (과거), 통과 시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 검토 (지주사 전환 등), 법안 동향 예의주시 |
다. 이해관계자 요구 증대: 시민사회, 노동, 투자자, 그리고 ESG
과거 재벌 중심의 경영 방식에 대한 비판과 함께, 삼성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이는 삼성의 경영 전략과 평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시민사회 (참여연대 등):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오랫동안 삼성의 지배구조 문제, 불투명한 경영권 승계 과정(특히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및 삼바 회계 부정 의혹), 총수 일가의 사익 추구 행위, 정경유착 등을 비판하며 법적 고발, 보고서 발간, 기자회견, 시위 등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 제기를 해왔다. 이러한 활동은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사법 및 규제 당국의 조사나 판단에도 간접적인 압력으로 작용한다. 특히 이재용 회장의 취업 제한 규정 위반 고발 등은 삼성의 지배구조 및 경영 투명성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 활동을 보여준다.
- 노동 관계: 2020년 이재용 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이후 , 삼성의 노사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과거 노조 설립 및 활동을 억압했던 것과는 달리 , 현재 삼성전자 및 주요 계열사에는 다수의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는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기존 양대 노총 산하 노조뿐만 아니라, MZ세대가 주축이 된 새로운 형태의 노조(예: 삼성그룹 초기업 노조)도 포함된다. 이들 노조는 임금 인상, 성과급 제도 개선, 복지 향상, 공정한 평가 등을 요구하며 적극적으로 단체 교섭에 나서고 있으며 , 2024년에는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파업이 선언되기도 했다. 2025년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는 평균 5.1% 임금 인상에 합의하며 일단락되었으나, MZ세대 노조의 부상과 다양한 요구 분출로 향후 노사 관계의 복잡성은 더욱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 투자자 압력: 국민연금과 같은 국내 기관 투자자뿐만 아니라, 블랙록, 뱅가드 등 해외 기관 투자자들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이들은 단순히 재무적 성과뿐만 아니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투자 결정에 중요하게 고려하는 추세다. 과거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경영 개입 사례처럼 , 주주 행동주의를 통한 경영 개선 요구 가능성도 상존한다. 특히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의 손실 논란 이후 삼성의 지배구조 및 의사결정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있다.
- ESG 경영 요구: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은 ESG 경영은 삼성에게도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가입 , 탄소 배출 감축, 자원 순환, 공급망 ESG 관리 강화, 인권 경영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MSCI,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 한국ESG기준원(KCGS) 등 국내외 평가기관들은 삼성의 ESG 성과를 평가하고 등급을 부여하며 , 이는 투자 유치 및 기업 평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삼성전자는 MSCI 평가에서 AA 등급(2023년 기준) , 서스테이널리틱스에서 낮은 위험(Low Risk) 등급 을 받는 등 비교적 양호한 평가를 받고 있지만, 과거 지배구조 및 정경유착 논란 등은 여전히 감점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삼성은 과거보다 훨씬 다양하고 강력해진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에 직면해 있다. 시민단체의 감시, 노조의 교섭력 강화, 투자자들의 ESG 압박 등은 삼성이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기업을 운영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는 삼성에게 단순한 부담을 넘어, 지배구조 개선, 투명성 강화, 사회적 책임 이행 등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압력으로 작용하며, 이에 대한 삼성의 대응 방식이 미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표 4: 삼성전자 ESG 평가 등급 개요
| 평가 기관 | 평가 연도/시점 | 등급/점수 | 평가 내용 요약 (긍정/부정) | 데이터 근거 |
| MSCI | 2023년 | AA (Leader) | 국내 ICT 업계 최고 수준. 인적자원 개발, 공급망 관리, 지배구조 개선 등 긍정 평가. | |
| Sustainalytics | 2025년 3월 | 14.87 (Low Risk) | 낮은 ESG 리스크 수준. 비즈니스 윤리, 데이터 프라이버시, 인적 자본 등이 주요 이슈. | (참고: 다른 자료에서는 15.1점 또는 25.1점 으로 언급되기도 함. 최신 보고서 확인 필요) |
| 한국ESG기준원 (KCGS) | 2024년 | A (통합) | 환경(A), 사회(A), 지배구조(A) | (삼성E&A 사례, 삼성전자 등급 확인 필요) |
| 기타 (서스틴베스트 등) | - | - | 과거 정경유착, 합병 논란 등이 부정적 요인(Controversy)으로 작용 |
주: 평가 기관별 평가 시점 및 기준이 상이할 수 있으며, 최신 정보는 각 기관의 공식 발표 자료 확인 필요.
라. 정치권과의 관계: 과거 스캔들의 유산과 현재의 상호작용
삼성과 정치권의 관계는 오랜 기간 한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였다. 특히 박근혜 정부 시절의 국정농단 사건은 삼성과 최고 권력 간의 부적절한 유착 관계를 드러내며 큰 파장을 일으켰고 , 이재용 회장의 구속과 유죄 판결로 이어졌다. 이 사건은 삼성의 대외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정치권과의 관계 설정에 있어 극도의 신중함을 요구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삼성은 윤석열 정부(한국), 바이든/트럼프 행정부(미국), 시진핑 정부(중국) 등 국내외 주요 정부와 다양한 관계를 맺고 있다.
- 한국 정부 (윤석열 정부): 현 정부는 반도체 산업 육성을 국정 핵심 과제로 삼고 , 투자 세액 공제 확대 등 지원 정책을 펴고 있어 삼성에게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동시에 공정위의 재벌 감시 기능은 유지되고 있으며 , 삼성생명법 등 잠재적 규제 리스크도 여전히 존재한다. 삼성은 정부의 정책 기조에 협력하면서도(예: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 과거와 같은 정경유착 논란을 피하기 위해 신중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미국 정부: 바이든 행정부의 CHIPS Act를 통해 대규모 보조금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었지만 , 이는 미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에 동참하고 중국 투자를 제한해야 하는 반대급부를 안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지금은 기존 보조금 정책의 변화 및 추가적인 통상 압박 리스크도 존재한다.
- 중국 정부: 미중 갈등 심화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삼성의 경제적 중요성을 인정하며 관계를 유지하려 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 역시 시진핑 주석과의 회동 등을 통해 중국과의 소통 채널을 유지하며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이처럼 삼성의 대정부 관계는 과거 국정농단 사건의 트라우마 속에서, 반도체 산업 지원과 같은 협력 필요성과 각종 규제 및 지정학적 압박이라는 상반된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재용 회장은 '비즈니스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자처하며 , 각국 정부 및 글로벌 리더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이러한 난관을 헤쳐나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과거의 부정적 유산은 여전히 삼성과 정치권의 관계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투명하고 원칙에 입각한 관계 정립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V. 종합 분석: 상호 연결 관계의 구조와 패턴
지금까지 살펴본 이재용 회장과 삼성그룹을 둘러싼 다양한 주체 및 이슈들은 서로 복잡하게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으며 현재의 삼성과 미래 방향성을 형성하고 있다.
가. 네트워크 매핑: 영역 간 명시적·암묵적 연결 고리
삼성그룹의 네트워크는 다음과 같은 명시적·암묵적 연결 고리를 통해 작동한다.
- 명시적 연결:
- 암묵적 연결:
이러한 연결 고리들은 삼성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게 만들며, 특정 영역에서의 변화가 다른 영역으로 파급되는 복잡한 동역학을 형성한다.
나. 패턴 식별: 인과관계, 시간적 변화, 그리고 기저의 테마
분석 결과, 몇 가지 두드러진 패턴과 기저의 테마가 식별된다.
- 인과 관계 및 시간적 변화:
- 기저의 테마:
이러한 패턴과 테마 분석을 통해 볼 때, 삼성은 과거의 성공 방식에 안주하기 어려운 전환기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위기 상황에 대한 삼성의 대응은 근본적인 체질 개선보다는 구조적 변화나 전략적 방향 전환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향이 관찰된다. 미전실 해체, 준법감시위원회 설립, 무노조 경영 폐기 등은 모두 외부의 강력한 충격이나 압력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난 측면이 강하다. 이는 삼성이 위기 관리 능력은 뛰어나지만, 선제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를 주도하는 데는 다소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VI. 미래 궤적: 전략적 전망, 기회 및 리스크
종합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이재용 회장 체제 하 삼성그룹의 향후 전략 방향성, 주요 기회 및 리스크 요인, 그리고 새롭게 부상하는 핵심 키워드를 전망한다.
가. 이재용 회장의 전략적 로드맵
사법 리스크가 상당 부분 완화된 이재용 회장은 향후 다음과 같은 전략적 우선순위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 반도체 리더십 회복: HBM 시장에서의 격차 축소 및 기술 주도권 확보(HBM4 등) , 파운드리 사업의 턴어라운드(2나노 GAA 공정 성공적 안착 및 고객 확보) 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다. 이를 위해 R&D 투자 확대 및 ASML 등 핵심 파트너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 AI 중심 생태계 구축: 스마트폰(갤럭시 AI), 가전(비스포크 AI), XR 기기 등 전 제품 및 서비스에 AI 통합을 가속화하고 , 구글 등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AI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자체 AI 칩 개발 및 AGI 연구 등 기술 내재화 노력도 병행할 가능성이 높다.
- 신성장 동력 발굴 및 육성: XR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진출('프로젝트 무한' 성공) , 하만을 활용한 전장 사업 확대 , 바이오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제2의 반도체' 비전) , 로봇 사업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힘쓸 것이다.
- 선택적 M&A 추진: 막대한 현금 보유력을 바탕으로 , AI, 전장, 로봇 등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분야에서 기술력 확보 및 시장 지위 강화를 위한 대규모 M&A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
- 글로벌 경영 및 리스크 관리: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심화, 각국 규제 강화 등 지정학적·정책적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 현지 투자 확대(미국 등), 그리고 각국 정부 및 글로벌 파트너와의 소통 및 협력(비즈니스 외교)을 강화할 것이다.
- 지배구조 및 ESG 경영 안정화: 준법감시위원회 활동 지원, ESG 경영 성과 관리 강화, 노조 및 시민사회 등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확대를 통해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이재용 회장 개인적으로는 오랜 법적 공방에서 벗어나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장하며, '뉴 삼성'의 비전을 구체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나. 주요 성장 기회 및 혁신 벡터
삼성은 다음과 같은 영역에서 중요한 성장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
- AI 혁명 수혜: AI 기술 확산은 HBM, AI 가속기 칩 등 고성능 메모리 및 시스템 반도체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고 있으며 , AI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 가전 등 새로운 디바이스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삼성은 반도체부터 완제품까지 AI 관련 전 밸류체인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이 흐름의 최대 수혜자가 될 잠재력이 있다.
- 파운드리 반등 기회: 만약 삼성이 GAA 공정의 수율 및 성능을 성공적으로 안정시키고 , TSMC의 기술 로드맵에 차질이 생기거나 고객사들이 공급망 다변화를 추구할 경우, 삼성 파운드리가 반등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 폴더블 시장 리더십: 삼성은 폴더블폰 시장을 개척하고 선도하고 있으며 , 기술 성숙도가 높아짐에 따라 시장 확대의 과실을 누릴 수 있다. 애플 등 경쟁사의 진입은 위협인 동시에 시장 자체를 키우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 XR 시장 개화: 구글, 퀄컴과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 성공적인 XR 기기와 생태계를 구축한다면 초기 시장을 선점하고 새로운 플랫폼을 장악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 전장 사업 시너지: 하만 인수를 통해 확보한 전장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 M&A를 통한 도약: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활용한 전략적 M&A는 삼성이 단기간에 기술 격차를 해소하거나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다. 핵심 리스크 및 취약점
기회만큼이나 삼성 앞에는 여러 위험 요인과 취약점이 존재한다.
- 반도체 경쟁 심화: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거나 ,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오히려 후발 주자(인텔, 중국 업체)의 추격을 허용할 경우 , 삼성의 핵심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다. 특히 차세대 기술(HBM4, 2나노 GAA) 개발 및 양산에서의 실패는 치명적일 수 있다.
- 신사업 실행 리스크: XR, AI 칩, 로봇 등 야심차게 추진하는 신사업들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경쟁에서 밀릴 경우, 막대한 투자 손실과 함께 미래 성장 동력을 상실할 위험이 있다.
- 지정학적 불확실성: 미중 갈등 격화,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삼성의 글로벌 공급망과 해외 사업 운영에 예측 불가능한 충격을 줄 수 있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사업(낸드 등)의 타격이 클 수 있다.
- 규제 리스크 현실화: 삼성생명법이 통과되거나 , EU 등 주요국의 디지털 규제가 예상보다 강력하게 집행될 경우 , 삼성의 지배구조 및 사업 모델에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진다.
- 노사 갈등 심화: 다수 노조의 등장과 요구 증대로 인해 노사 갈등이 격화되고 장기화될 경우 , 생산 차질 및 기업 이미지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 법적 리스크 잔존: 합병 관련 재판이 대법원으로 넘어간 만큼 , 최종 판결 결과에 따라 법적 리스크가 재점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ESG 평판 관리 실패: 지배구조, 노동, 환경 등 ESG 관련 이슈 관리에 실패할 경우, 투자자 이탈, 소비자 불매 운동, 브랜드 가치 하락 등 심각한 평판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
- 차기 승계 구도 불투명: 이재용 회장 이후의 경영권 승계 구도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이 부재하다는 점은 잠재적인 불안 요인이다.
라. 삼성의 다음 장을 정의할 트렌드와 키워드
향후 삼성그룹의 행보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트렌드와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 AI Everywhere (AI 일상화): AI 기술을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XR, 로봇 등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깊숙이 통합하여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는 전략.
- Ecosystem Play (생태계 전략): 하드웨어 경쟁력을 넘어, 구글(OS, AI), 퀄컴(칩셋), ASML(장비), 메타(XR 플랫폼) 등 외부 파트너와의 개방적인 협력을 통해 강력한 기술 및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
- Geopolitical Navigation (지정학적 항해): 미중 패권 경쟁, 공급망 재편, 각국 규제 강화 등 복잡한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국익과 기업 이익의 균형을 맞추며 생존과 성장을 모색하는 전략적 행보.
- Governance Reform (지배구조 개혁): 과거 논란을 딛고 투명하고 책임감 있는 지배구조를 구축하려는 지속적인 노력. 준법감시위원회 활동 강화, 이사회 독립성 제고, 잠재적인 삼성생명법 리스크 대응 및 구조 개편 가능성 포함.
- Stakeholder Capitalism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주주뿐만 아니라 임직원(노동), 협력사, 지역사회, 환경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와 기대를 경영 활동에 반영하고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려는 움직임.
- Post-Crisis Leadership (위기 이후의 리더십): 오랜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난 이재용 회장이 과거의 논란을 극복하고 기술 혁신과 미래 비전 제시를 통해 자신만의 경영 색깔을 확립하고 '뉴 삼성' 시대를 열어가는 과정.
핵심 키워드: AI, HBM, GAA, 파운드리, XR, ESG, 지정학, 지배구조, 파트너십, 뉴 삼성
결론적으로, 삼성의 미래 성공은 하드웨어 중심의 제조 강국에서 벗어나 복잡한 생태계, 지정학적 긴장,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능숙하게 관리하며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이 과정에서 이재용 회장의 리더십 하에 근본적인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고, 기술 혁신과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결론
본 보고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중심으로 삼성그룹 및 관련 주체들 간의 다층적인 연결 관계와 상호작용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삼성그룹은 '이재용 총수 → 삼성물산 → 삼성생명 →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독특한 지배구조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발생한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논란과 같은 법적·사회적 이슈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삼성생명법 개정 논의는 현 지배구조의 근간을 위협하는 핵심 리스크로 상존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이재용 회장은 실용과 소통을 중시하는 리더십을 표방하며 '뉴 삼성' 비전을 제시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장기간의 사법 리스크는 리더십 발휘에 제약을 가했다. 정현호 부회장이 이끄는 사업지원TF는 그룹 운영의 구심점 역할을 하지만, 과도한 권한 집중과 효율성에 대한 비판도 공존한다. 또한, 무노조 경영 폐기 이후 노사 관계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으며, 준법감시위원회는 외부의 감시 기구로서 활동하고 있으나 실효성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외부적으로 삼성은 반도체(파운드리, HBM), AI, XR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 TSMC, SK하이닉스, 애플, 구글, 메타 등 글로벌 거대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 및 복잡한 협력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의 기술 리더십 회복과 AI 생태계 주도권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ASML, 테슬라, 아마존 등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관리 및 잠재적인 대규모 M&A 추진 여부도 향후 성장 궤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더 나아가 삼성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라는 지정학적 격랑 속에서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하며, EU의 디지털 규제 강화 등 글로벌 규제 환경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시민단체, 노동조합, 국내외 투자자들의 높아진 ESG 및 사회적 책임 요구에 부응하는 것 또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요건이 되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이재용 회장과 삼성그룹은 중대한 전환기에 서 있다. 과거의 성공 방정식만으로는 미래를 담보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기술 혁신, 생태계 구축,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 지배구조 개선,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강화 등 다방면에 걸친 근본적인 변화와 전략적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특히,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 회복, 삼성생명법 리스크 해소를 포함한 지배구조 개편, 그리고 AI와 XR 등 미래 기술 분야에서의 성공적인 안착 여부가 이재용 시대 삼성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법 리스크라는 큰 짐을 일부 덜어낸 이재용 회장이 앞으로 어떤 리더십과 비전으로 삼성을 이끌어 나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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